우리 자신의 기원에 대한 끝없는 질문

인류는 얼마나 오래전에 등장했고, 언제 어떻게 진화했는가? 인류의 다양한 생물학적, 문화적 특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초기 인류들은 어떻게 세계 곳곳으로 이주했을까? 왜 어떤 사회는 땅을 경작하고 소를 기른 반면 어떤 사회는 수렵채집민으로 남았을까? 왜 어떤 집단은 채집민이나 소규모 가족 유단(遊團)에 그친 반면 고대 이집트인이나 멕시코의 아스텍인은 고도로 정교한 문명을 발전시켰는가? 좀더 복잡한 인간 사회들은 언제 진화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은 자신의 기원에 대해, 또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에서 현대 문명에 물들지 않고 전통 생활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은 없다. 그나마 학술 연구를 통해 우리가 알게 된 부분 외에는 거의 모두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다.

문헌기록이 없는 오래된 시기를 가리키는 “선사시대”는 기록이 남겨진 “역사시대”와 비교해 수백만 년에 이르는 훨씬 넓은 시간 폭을 가진다. 선사시대 연구는 생물학, 식물학, 지질학 등 많은 학문 분야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지만, 인류의 선사에 대한 으뜸가는 정보 제공소는 역시 고고학이다. 이번에 출간된 "세계 선사 문화의 이해"는 문헌기록이 없는 선사시대의 우리 삶―현대인간의 기원, 식량생산의 시작, 문명의 발생과 전개 등―에 대해 최근까지의 연구를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보여 준다.


유인원에서 현대인간까지

인류는 언제 비인간 유인원들로부터 갈라졌는가? 이 질문의 답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인간과 유인원이 원숭이류에서 갈라져 나온 것은 분명히 아프리카에서였지만 그것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본문에 나오는 여러 두개골 화석을 바탕으로 그 변화 과정을 살펴보는 일은 꽤 흥미롭다.(세계 선사 문화의 이해, 2~3장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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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들은 인류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두개골들을 연대순으로 정리해놓은 것이다. 어려운 학명들이 두개골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는 듯 하지만 이러한 학명들도 알고 보면 '남쪽의 유인원(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손재주 있는 사람(호모 하빌리스)처럼 단순한 뜻이다. 전체적으로 대강 이빨이 조금씩 가지런해지고, 얼굴의 입부분 돌출이 점점 덜해지며 머리 위는 동그래지는 변화가 있었다는 걸 볼 수 있다. 1번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나 3번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를 보면 우리와 생김새에서 많은 차이가 느껴지지만, 8번 호모 에렉투스 정도에 오면 지금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해답, 그 무한한 가능성이 지닌 매력

하지만 인간은 여러 종들이 단순히 한 줄로 이어져 진화해온 것이 아니라, 한 종이 다양화하여 살기에 적합한 여러 곳을 차지하고 살다가 그 결과로 다시 새로운 종들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형태로 진화해왔다고 한다. 그러니 그림 속의 모두를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 할아버지' 하는 식으로 지금의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인류의 조상이 유인원에서 언제, 어떻게 갈라져 어떤 계보를 거쳐왔는지 무척 궁금하겠지만,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거기에 대해선 정확히 알 수 없다. 지금 당장 "명쾌한 해답"을 원하는 이에겐 시원치 않은 대답일 것이다. 이렇듯 선사시대 연구는 여전히 알고 싶은 것에 비해 알아낸 게 훨씬 적은 분야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이어질 발견과 이를 뒷받침할 연구방법의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갖고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 이것이 바로 고고학이 품고 있는 매력이다.


글 | 학술팀 명륜동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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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추양 2011.03.21 09:12 신고 / Delete / Reply

    현대인 중에서도..3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아요...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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