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사회평론 마케팅팀에 근무하는 라미아빠입니다.^^

블로그 방문자들 중엔 출판사분들도 계시고, 다른 일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출판사분들은 다른 출판사 마케터가 무슨 일을 하나, 다른 일을 하시는 분들은 출판사 마케터라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나 궁금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출판사 마케터는 시장조사, 서점관리, 홍보 및 광고 등의 일을 하는데요, 그중 마케팅의 마무리, 그러니까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할 수 있는 광고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사회평론, 광고... 그러면 많은 분들이 <삼성을 생각한다> 광고 사태를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만, 이 자리에선 병아리 편집자 Park모 양이 받아들고 눈물을 머금었다는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이하 <그램그램>) 광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 '병아리 편집자' Park모 양의 첫 책 출판 분투기

시리즈물인 <그램그램>은 신간이 나오면 기존 독자들에게 출간 소식을 알리고, 신규 독자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일간지 광고를 진행합니다. 이번에 13권이 나왔을 때도 4월 말과 5월 초에 광고를 진행했습니다.

나는 내가 만든 광고에 끌리는가?

광고를 준비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은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와 ‘어떻게 말할 것인가’. 또 두 질문의 바탕에 깔려야 할 전제는 ‘새로움’과 ‘명료함’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램그램> 13권 1차 광고는 새롭지도 못하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뚜렷하게 드러나지도 않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광고였습니다. 광고 포맷은 기존의 11, 12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13권 출간’, ‘1~13권 세트 할인’, ‘그램그램의 특징과 장점’ 등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게다가 광고를 촉박하게 준비하다보니 충분히 검토하고 수정할 시간을 확보하지도 못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사장님께 광고 작업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중 다음과 같은 말씀이 제 머리를 때렸습니다.

“당신 스스로 이 광고를 보고 끌리는가?”

만드는 사람조차 스스로 끌리지 않는다면 과연 그 광고가 다른 사람들을 끌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새삼스레 들었습니다. 사실 광고를 만들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으면 날카로운 답변을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드는 사람 입장을 고려해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생각을 깊이 있게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묻는 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겠지만, 기본적으로 만드는 사람이 스스로 만족하는지 묻고 이에 냉정하게 답하면서 완성도를 높여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선 광고 보는 안목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독자에겐 독자가 답이다

2차 광고는 전면적으로 새롭게 잡아보기로 하고, 어린이팀 전원이 모여 광고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한 침묵이 흘렀지만, 어느 한 사람이 말을 툭 던지자 하나둘 자기 생각들을 꺼내놓았습니다. 엉뚱해 보이는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그 아이디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럴 듯한 생각으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회의를 통해 두 가지 방향으로 광고 카피와 구성안을 정리했습니다. 하나는 흥미있는 카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끈 다음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카피가 ‘올라야 할 건 물가가 아니라 우리 아이 영문법 실력이다!’였습니다. 물가에 대한 고민은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것이니 공감을 자아낼 수 있고, 물가와 영문법 실력을 연결시키면 재미와 호기심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원래 이 카피는 ‘잡아야 할 건 남편이 아니라 우리 아이 영어실력이다!’에서 출발해 ‘늘려야 할 건 아파트 평수가 아니라 <그램그램> 시리즈다!’를 거쳐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램그램> 광고의 주 타깃이 30~40대 엄마들이기에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실제 엄마와 아이의 체험을 광고로 구성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램그램> 리뷰를 보면 아이가 영문법에 흥미를 보이고 어려운 문법 용어도 곧잘 이야기해 흐뭇했다는 이야기, 또는 이런 사례를 듣고 아이에게 책을 사주었다는 이야기들이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광고를 구성하면 엄마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고, ‘이 책을 읽었더니 이런 효과가 있더라’라는 것만큼 확실한 광고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디자이너와 광고 구성안을 어떻게 구현하면 좋을지 논의했고, 두 가지 시안이 나왔습니다. 두 시안을 비교하니 체험 사례 광고가 훨씬 설득력이 있고, 디자인적으로도 구성하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램그램> 엄마들의 신기한 체험 이야기

다음 과제는 광고 모델을 섭외하는 것. 사실 광고 모델을 섭외할 때 걱정이 앞섰습니다. 체험 사례를 가진 어머님을 섭외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겠지만, 그 어머님이 광고 출연에 흔쾌히 응해주실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몇 차례 통화할 걸 각오하고 첫 번째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광고 모델이요? 음... 네 하죠. 재밌을 것 같네요.”

고맙게도 바로 섭외에 응해주셨습니다. 서대문구에 사시고 6학년 여자아이와 2학년 남자아이를 자녀로 둔 어머님이었습니다. <그램그램>으로 두 아이의 영문법을 꽉 잡았다고 하시더군요. 어머님과 체험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다음날 촬영 일정을 잡았습니다.

다음날 오후 5시.

아이가 다니는 영어학원 앞에서 아이와 어머님을 차에 태우고 서교동에 있는 스튜디오로 향했습니다. 스튜디오엔 이미 <그램그램> 편집자들이 책을 갖고 와 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고, 사진작가 분이 조명을 조절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이 편집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잠시 숨을 돌리려는 찰나 디자이너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들어왔습니다. 어머님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두 분에 둘러싸여 화장을 하시고, 아이는 바로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촬영하기에 앞서 디자이너가 동그란 뿔테 안경을 하나 꺼냈습니다. 일명 ‘해리포터 안경’. 아이의 똘망똘망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준비한 소품이었습니다. 촬영에 들어가자 처음엔 아이의 표정이 굳어 있더니 금세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램그램>을 안고 엄마에게 이런 거 아냐며 뽐내는 모습을 주문했는데, 잘 표현하더군요.

다음은 어머님 촬영. 카메라 앞에 선 어머님은 아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셨습니다. 메이크업 Before 땐 스마트한 느낌이셨다면, After 땐 스마트한 데다 포근한 느낌까지 갖추셨다고나 할까요. 어머님껜 <그램그램> 덕분에 영문법을 잡은 아이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부탁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와 어머님에게 <그램그램>을 들고 서로 마주보거나 장난치는 등 편안한 모습을 부탁드렸고, 시작한 지 2시간 정도 지나 촬영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어머님과 아이가 돌아간 후, 디자이너, 사진작가와 광고에 쓸 사진들을 선택했고, 디자이너는 최종 수정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다음날 오전 최종 광고 시안이 나왔습니다. 왼쪽 상단엔 <그램그램>을 안고 있는 아이의 사진이 크게 들어가면서 그 옆에 ‘엄마는 to 부정사가 뭔지 알아?’라는 메인 카피와 엄마에게 <그램그램>에 나온 내용을 설명해주는 말풍선이 들어가고, 아래엔 엄마의 사진이 들어가면서 문법 때문에 골치를 앓던 아이가 <그램그램>으로 문법을 잡게 되었다는 체험 이야기가 들어가는 구성이었습니다. 오른쪽 상단에 ‘그램그램 엄마들의 신기한 체험 이야기①’이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이런 광고를 시리즈로 쭉 이어서 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붙여봤습니다.

2차 광고는 1차 광고에 비해 메시지가 분명하고 실제 독자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는 점에서 새로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효과. 월요일에 광고가 집행되는 터라 금요일 오후 광고 데이터를 넘기고 월요일 판매를 지켜보았습니다. 사실 신문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만, 일차적으로 알 수 있는 잣대 중 하나는 광고 집행 당일 문의전화가 얼마나 많이 오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온라인 서점 판매량. 다행히 1차 광고 때에 비해서 문의전화 횟수가 배 가까이 늘고, 13권과 1~13권 세트 판매량도 많이 늘어 광고 효과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광고 시기가 온라인 서점 판매량이 가장 많은 월요일, 그것도 어린이날을 바로 앞둔 월요일이었기 때문에 광고가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알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음 권인 14권은 여름방학이 시작하는 7월 말쯤 나올 예정입니다. 14권 출간에 맞춰 또 광고를 진행할 계획인데, 그때쯤엔 <그램그램>이 ‘100만 부 돌파!’를 달성할 것 같습니다. 이런 호재(好材)를 어떻게 활용해 광고를 구성할지 벌써부터 고민이 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글 | 마케팅팀 라미아빠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 1~13권 세트 - 전13권 - 10점
장영준 지음, 어필 프로젝트 그림/사회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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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쟁이 2010.05.20 11:03 신고 / Delete / Reply

    광고에 실린 아이의 표정이 너무 귀엽네요. 이 녀석도 꽤나 장난꾸러기일듯 합니다. ㅎㅎ
    광고의 효과를 정확히 수치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움이 많은 듯 합니다. 책 주문할 때 어디서 보고 선택하게 되었나 물어 보는 항목이라도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 ㅎㅎ, 그렇죠? 광고에 등장하는 꼬마모델과 어머님은 저희 회사 모 부서장님과 한 동네 사시는 이웃이라 좀더 쉽게 섭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광고 효과를 분석하는 방법 및 수단에 대해선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할 듯합니다.

      by 사평 at 2010.05.20 17:55 신고 /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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