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Jacob K. Javits Center에서 열린 BEA(Book Expo America) 2010 참관을 마치고
어제(30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하루밖에 안 지나서 그런지 아직 좀 멍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글이 좀 횡설수설하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뉴욕 현지에서 보내드린 '너무 약소한 뉴욕서점 순례기'에 이어 '뉴욕서점' 2탄을 올립니다.
먼저 제가 영어가 짧은 까닭에 그저 풍경 위주의 인상기임을 밝혀둡니다. OTL

이번 글에서 소개할 곳은 '서점계의 월마트'로 불리는 '반스앤노블'입니다.
'반스앤노블'은 미국 내 8백여 개의 유통망을 갖고 있고, 뉴욕에만 9개 서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저희가 찾은 곳은 '반스앤노블'의 분위기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는
유니온스퀘어 부근 서점입니다.


뉴욕 유니언스퀘어 역에서 내려 공원 외곽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반스앤노블'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외관 공사중이라 처음엔 바로 코앞에 두고도 찾지 못해
잠시 지도를 들고 어리둥절해야 했다는...T.T

아래는 유니온스퀘어 점이 아니라 맨해튼 18번가에 있는 '반스앤노블' 입구 모습입니다.
1873년에 문을 연, 세계에서 가장 큰 서점이라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오죠.
아마도 유니온스퀘어 점 역시 공사 전엔 비슷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큰 유리창이 달린 다소 묵직한 정문을 열고 들어서면,
신간과 베스트셀러 매대가 줄지어 독자들을 반깁니다.
우리의 여느 대형 서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픽션과 논픽션 코너에 이어 각 분야별로 분류가 돼 있는데, 
비즈니스 분야에선 'Googled' 'Nudge' 등 이미 국내에 번역 출판된 책들도 제법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그런데 'Curios' 'Odds' 등 분야도 있어 이상한(?) 주제를 다루는 책들은 따로 모아놓았더군요.  
또 우리 출판문화와 달리 '하드커버'와 '페이퍼백'을 분리해 진열해놓은 것도 특이했습니다. 


'반스앤노블' 유니온스퀘어점은 전체 4층이며, 각층마다 엘레베이터로 오르내리게 돼 있습니다.
1층에는 'Gifts for Readers' 코너가 있어 돋보기, 책갈피 등 독서용품과 각종 문구류들을 팔고 있습니다.
'북원더러' 서진님의 책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푸른숲)에서 '반스앤노블'에 대해 언급한 
"옷이나 구두를 팔지 않는, 오직 책만을 위한 백화점"이라는 표현이 실감났습니다. 


1층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오른편 옆면에는 '반스앤노블'에서 아마존의 '킨들'에 대항해 내놓은
전자책 단말기 'nook'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공간이 꽤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2층에 오르면, 오로지 어린이들을 위한 책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무엇보다 엄마 아빠와 아이들이 편하고 즐겁게 책을 읽으며 놀 수 있도록
꾸며놓은 서점 구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대부분 서점 바닥엔 카펫이 깔려 있어 그냥 퍼져 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책장과 매대 사이를 걸어다닐 때 발걸음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어린이 독자들을 위한 행사도 열리고 있는 듯합니다.


2층의 다른 한쪽 면에는 신간서적 서점임에도 할인서점 코너가 있습니다.
중고책이 아님에도 20-30% 할인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2층 할인서점 코너뿐만 아니라 매장 곳곳에서 이처럼 할인서적 진열장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들만 서점에서 책을 읽는 건 아니겠죠?
팔걸이가 있는 1인용 목제 의자가 서점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특히 건물 양옆에 큰 창을 내고 창밑에 의자를 등지게 배치해놓음으로써
자연채광을 이용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3층에는 아예 스타벅스 카페가 들어와 있어,
누구든 책장에서 책을 뽑아 들고 와 읽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책을 잔뜩 쌓아놓고 읽는 손님들도 있던데,
수시로 서점에서 일하시는 분이 돌아다니며 다 살핀 책은 수거해 가더군요.
벽면은 보시듯이 유명 작가들의 초상 그림으로 장식돼 있습니다.


뉴욕 시내에선 의외로 서울보다 Wi-Fi가 되는 지역을 찾기가 어려운데,
'반스앤노블' 카페에선 Wi-Fi 무선접속망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술, 철학, 문학 서적들이 주로 진열돼 있는 4층의 한쪽은 이벤트홀입니다. 
BEA 기간이라 이날 저녁에도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문학 서적들 가운데는 SF와 Fantasy 분야가 꽤 큰 책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뉴요커들의 독서 성향을 반영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아참, 그래픽노블 코너도 꽤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일본 만가'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어 살짝 부럽더군요.

우리 대형서점의 경우 유니폼 차림에 비슷한 또래의 여성들이 주로 고객을 맞는다면,
'반스앤노블'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분들이 자연스런 평상복 차림으로 손님을 맞고 있었습니다.
모던한 양식의 일률적인 책장 대신 세월의 연륜이 그대로 풍겨나오는 다양한 책장들,
그리고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들리는 조용한(셔터 소리조차 조심스러웠다는) 매장 분위기.
어쩌면 우리 대형서점이 백화점에 더 가깝고,
'반스앤노블'은 서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도서관 같았습니다.
결국 우리 대형서점에선 원하는 책을 사들고 빨리 나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반스앤노블'은 그냥 만사를 잊고 책에 파묻혀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그런 서점이었습니다.

그나저나, '반스앤노블'과 같은 대형 서점체인 때문에,
뉴욕에서, 특히 맨해튼에서 작은 서점들이 하나둘씩 계속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이라는데,
'반스앤노블' 역시 큰 매장 규모에 비해 손님은 별로 없어 한산해 보이더군요.
물론 온라인서점도 운영하고,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는 등
여러 노력들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그 결과가 어떨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글 사진 | 디지털사업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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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2010.06.01 16:02 신고 / Delete / Reply

    이건 서점이 아니라 책 백화점이네요!! 정말 가보고 싶습니다 ㅠ

    • 백화점은 백화점이되 번잡스럽지 않은 백화점이죠. 언제든 기회가 되시면 꼭 한번 들려보세요. ^^;

      by 사평 at 2010.06.03 09:44 신고 / delete
  2. almondcho 2010.06.04 10:24 신고 / Delete / Reply

    천장이 높아서 시원한 느낌이 드네요~

  3. 개발팀 마릴린 먼로 2010.07.12 22:10 신고 / Delete / Reply

    몇 년전, 유니온 스퀘어 근처에 있는 맛난 감자튀김 집에 들렀다가. 반스앤노블에 다녀왔죠. 아마, 코너에 갭 매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큰 규모에, 온갖 책들에 반했었죠.

    아참, 여기 다음다음 블럭에는 아동 전문 서점이 있어요. 규모는 굉장히 작은데, 스토리북 저자들이 와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스토리 텔링을 해주더군요. 대상층이 할아버지부터 아가들 엄마들까지 다양함에도, 다들 즐거운 표정이었던걸로 기억해요.

    이 서점에서 유일하게 건진게 스타벅스 팝업북이었는데, 알고보니... 홈쇼핑에서도 팔고 있어서 안타까웠다는. ㅠㅠ

    • 같은 곳을 다녀오신 분을 댓글로 뵈니 반갑습니다. 반스앤노블 부근에 있는 맛난 감자튀김 집을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게도 그 맛을 볼 기회를 놓쳤네요...T.T. 아, 그리고 혹시 다음다음 블록에 있다는 아동전문서점이 'Books Of Wonder'는 아닌지요?

      by 눈길 at 2010.07.13 09:29 신고 / delete
    • 오오. 맞아요. Books of Wonder!!

      여기 아시는 분을 만나다니. ㅋㅋ

      by 개발팀 마릴린 먼로 at 2010.08.20 18:18 신고 /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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