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월드컵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군요. 밤샘 시청에 다음날을 멍 때린 상태(^^)로 보내야 했던 월드컵 시차에서도 이제 차츰 벗어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된 거죠.
남아공의 겨울을 여름보다 뜨겁게 달궜던 각국 선수단들도 4강 팀을 제외하곤 모두 보따리를 싸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갔습니다. 선수단의 귀국 풍경은 대개는 대회의 성적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더군요. '영웅의 귀환'으로 국민적 환대를 받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프랑스처럼 대표팀 감독이 청문회에 불려나가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이 마라도나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펼쳐 들고 아르헨티나 선수단을 환영하고 있다.
어제의 TV 뉴스 화면에 비친 두 대표팀의 귀국 풍경도 무척 대조적이었습니다.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1대2로 역전패하고 귀국하는 브라질 선수단에 브라질인들이 비난과 욕설을 퍼붓었던 반면에, 독일에 0대4로 참패했음에도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자국팬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한 아르헨티나 여성팬은 TV 카메라 앞에서 "경기 결과가 어떻든 마라도나를 지지한다"고 외치기까지 했습니다.

영화 'Maradona By Kusturica' 포스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대표팀 간에 어떤 차이가 있었던 걸까요? 그 차이의 비밀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감독을 맡았던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풀 수 없을 겁니다. 마침 6월 초 개봉한 <축구의 신 : 마라도나>란 영화는 그런 점에서 그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영화 <축구의 신 : 마라도나>는, <아빠는 출장중> <언더그라운드> 등의 영화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에미르 쿠스투리차 감독이 수년간 마라도나를 만나 우정을 나누며 그의 생각과 생활을 영상에 담은 작품입니다.
원제목은 'Maradona By Kusturica'인데, <한겨레21> 신윤동욱 기자에 따르면 "천재적 똘아이 동유럽 영화감독이 만든 천재적 똘아이 남미 축구스타에 대한 다큐멘터리"라네요. 보스니아 태생으로 동유럽 집시의 고단한 삶에 주로 카메라 앵글을 맞춰온 영화감독과 부에노스아이레스 빈민가 출신으로 살아남기 위해 축구공을 차야 했던 축구천재의 만남이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나요?
(영화 감상평은 생략합니다. 궁금하신 분은 신윤동욱 기자의 기사 '
민중의 신, 마라도나 할레루야'를 꼭 읽어 보시길!)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마라도나(Diego Armando Maradona)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단순히 '축구스타'만이 아니었습니다. 마라도나는 그들에게는 그야말로 하나의 '신앙'입니다. 영화에는 마라도나 신전 앞에서 입교식을 하고, 결혼식을 치르고, 마라도나 신에게 바치는 주기도문을 외우는 마라도나 교도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렇듯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인들에게, 특히 아르헨티나 민중들에게 '신'처럼 모셔지는 까닭은 그가 단지 불세출의 축구 선수로 조국에 월드컵 우승컵을 가져다주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빈민가 출신으로 부와 명예를 움켜쥔 그는 비록 사치스럽고 방탕한 삶을 살았음에도 자신의 이웃을 잊지는 않았습니다. 그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산층 클럽 리베르 플라테가 아니라 노동계급의 클럽 보카 주니어스를 선택한 까닭도 그렇습니다. 그는 축구 영웅이자 신이고, 아르헨티나 민중의 '벗'이었던 것입니다.

카스트로를 만난 마라도나가 자신의 왼쪽 장딴지에 새긴 카스트로 문신을 보여주고 있다.
마라도나의 오른쪽 팔뚝에는 체 게바라의 얼굴이, 또 왼쪽 장딴지에는 피델 카스트로의 얼굴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악동의 치기가 아닙니다. 쿠스투리차는 마라도나에 대해 "만약 축구선수가 안 되었다면 혁명가가 됐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도 마라도나는 미주정상회담을 반대하는 남미민중대회에 차베스와 함께 참석해 '부시 반대!'를 외치고, 전쟁을 일삼는 미국 정부를 향해 거침없이 "살인자들"이라고 독설을 퍼붓습니다. 그가 항상 피억압 민중의 편에 서려 했다는 말이 그저 빈말만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반칙과 부정의 상징처럼 돼 버린 '신의 손' 사건(19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전에서 핸드볼로 골을 넣은 사건)에 대해서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포클랜드 전쟁의 패배에 대한 통쾌한 복수로, 나아가 '정의의 승리'로 여기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을 찬양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니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무하마드 알리에게 한 대 맞은 기분"으로 "내 생애 가장 힘겨운 시간"으로 겪고 돌아온 마라도나를 환대하며 따뜻한 위로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마라도나는 영화 속에서 한때 가족에게 큰 상처를 줬던 자신의 코카인 중독에 대해 깊이 뉘우치는 육성을 들려줍니다. 이와 관련 우루과이 태생의 좌파 지식인인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자신의 책 <축구, 그 빛과 그림자>에서 "그는 코카인 덕분에 잘 싸운 것이 아니라, 코카인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더 잘 싸웠던 것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중압감에 늘 괴로워했었다. 대중이 그의 이름을 처음으로 외치던 때부터 그의 척추 뼈에는 이상이 있었다. 마라도나는 자신의 등을 짓누르는 '마라도나'라는 부담스러운 짐을 항상 지고 다녔던 것이다."고 썼습니다.
아래 영상은 영화 속에서 마라도나가 자신의 인생 역정을 담은 노래를 직접 부르는 장면입니다. 빈민가에서 태어나 먹고 살기 위해 축구공을 차야 했던 시절부터 명성을 얻으면서 금단의 쾌락에 빠져들어 헤맸던 시절까지를 솔직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노래 중간에는 마라도나가 누구보다 사랑하는, 하지만 약물에 중독돼 있었기에 어린 시절 제대로 사랑을 쏟지 못했던 두 딸도 무대에 나와 아빠와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처음과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금발의 여인은 마라도나의 삶을 곁에서 지켜주었던 그의 아내입니다. 조금 길지만 끝까지 한번 들어보세요. '인간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를 잠시나마 느껴보실 수 있을 겁니다.
올레 올레 올레 올레 디에고~ 디에고~!
글 | 디지털사업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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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 slum I was born, it was gods will
that I grow up and survive
This humble example to face adversity
Eager to succeed in life. With each step I took
On the playground I forged an immortal left hand.
With experience A buringing ambition to make it
As a young buck, I dreamed of the world cup
And rising to the top in Primera
Perhaps by playing I could help my family
From the very outset
The Doce cheered
My dream contained a star
Full of goals and dodges
And all the people sang
The Hand of God was born
Sowed joy in the people
Brought glory to this land
Bearing a cross on my shoulders for being the best
For not selling out I confronted the powerful
Curious weakness if Jesus stumbled
Why shouldnt I too
Fame introduced me to a white woman
Of mysterious taste and forbidden pleasure
Who addicted me to the desire to use her again
Taking my whole life
And this is a match that someday
I am going to win
From the very outset
The Doce cheered
My dream contained a star
Full of goals and dodges
And all the people sang
The Hand of God was born
Sowed joy in the people
Brought glory to this 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