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요기와 뒷이야기의 르네상스가 아닌 
생각과 글로 읽는 개념의 미술사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신준형 교수가 20여 년간 르네상스 미술사를 연구하며 길어낸 결과물을 세 권의 책으로 묶었다. 3권 『파노프스키와 뒤러―해석이란 무엇인가』는 2004년 『파노프스키와 뒤러―르네상스 미술과 유럽중심주의』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그해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2권 『루터와 미켈란젤로―종교개혁과 가톨릭개혁』 역시 『천상의 미술과 지상의 투쟁―가톨릭개혁의 시각문화』라는 제목으로 2007년 출간되어, 2008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이는 한 저자가 같은 공부 길에 쓴 두 권의 책이 모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기록이었다. 기존의 저작들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개정작업과 더불어, 2013년 새로 집필한 1권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을 더해 르네상스 미술사를 연구해온 긴 여정을 일단락했다.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북유럽 르네상스와 바로크에 오랜 시간 천착한 그의 글은,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에 대한 자기 성찰로 시작해, 인문학으로서의 미술사는 무엇인가라는 깊은 고민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장편 미술사’의 탄생,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 3부작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는 저자가 위스콘신에서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하던 1998년 봄과 여름에 시작되어 2013년 봄에 완결된다. 학부생 시절부터 어림잡아 20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셈이다. 초판이 출간된 순서는 지금의 시리즈 순서와는 정반대인데, 가장 먼저 『파노프스키와 뒤러―해석이란 무엇인가』(『파노프스키와 뒤러―르네상스 미술과 유럽중심주의』라는 제목으로 2004년 출간)가 나왔고, 뒤를 이어 『루터와 미켈란젤로―종교개혁과 가톨릭개혁』(『천상의 미술과 지상의 투쟁―가톨릭개혁의 시각문화』라는 제목으로 2007년 출간)이 나왔으며, 지난해 신간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이 나왔다. 


1권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은 문화의 주변부와 중심부라는 관점으로 재해석한 르네상스 미술사다. 완벽한 르네상스인이 되려고 했던 ‘주변’의 뒤러와 르네상스를 넘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중심’의 미켈란젤로. 동시대의 두 위대한 미술가를 통해 북유럽과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는다. 2권 『루터와 미켈란젤로―종교개혁과 가톨릭개혁』은 종교투쟁이라는 사건을 통해 본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사다. 종교개혁은 천 년 넘게 서구의 보편(Catholic)으로 군림해온 한 종교의 체질을 바꾼 사건이다. 이때 신교와 구교는 미술을 부정하거나 옹호하는 행위를 통해 정치적 이념을 강력하게 선전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은 인간의 세속적인 욕망과 예술의 이상이 가장 교묘하게 공존하고 있었다. 3권 『파노프스키와 뒤러―해석이란 무엇인가』는 하나의 해석이 어떻게 보편 지식으로 올라서는지 추적한다. 20세기 초 독일 출신 미술사학자 파노프스키는 같은 독일 태생 화가 뒤러를 통해 르네상스 미술사를 정립해나간다. 그의 도상 연구 ‘아이코놀로지’는 르네상스 미술사를 읽는 모범답안이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르네상스를 서구 이성의 승리로 보는 유럽 중심주의적 세계관이 깊게 스며들어 있다.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에서 저자의 문제의식은 책 전체를 통과하며 무르익어 간다. 나아가 한 권의 책은 그 안에 또 다른 책의 문제의식을 싹틔우고 있다. 우리는 따로 떨어진 세 권의 책을 읽을 뿐이지만, 전문 연구자의 길을 간 한 사람의 20년 세월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셈이다. 문학에서 근대적 의미의 소설, 즉 장편소설은 그 안에 ‘시간’이 흐르는지를 두고 판단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인물의 변화를 담아내는 것이 장편소설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는 ‘장편 미술사’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종종 인용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처럼, 세 권의 책을 거쳐 우리가 다다르는 곳은 신준형이라는 필터를 통과한 르네상스 시기 미술에 대한 총체적 이해다. 

3부작을 잇는 시작과 끝, ‘주변’이라는 인식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는 르네상스 미술에 대한 종합안내서가 아니다. 세 권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르네상스 미술의 A부터 Z까지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시리즈 제목이 말해주듯이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다. 다른 누구의 미술사가 아니라, 신준형이 쓴 미술사, 그가 가진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르네상스 미술사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미술사인가? 
미술사가 주변적인 학문이라면, 한국에서 서양 미술사는 더더욱이나 주변적이다. 미국에서 유학을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 르네상스 미술 연구자로 살아가는 저자 또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업으로 하며 산다는 것. 그게 바로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이자, 책의 출발점이다. “제가 처음에 서양 미술사를 공부한다고 했을 때, 다른 인문학을 하는 분들이 저에게 해준 말씀이 ‘한국 사람이 서양 것을 하면 일생 전달자 노릇밖에 못 한다’는 것이었어요. 서양에서 이러저러한 것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달해주는 것. 예전에는 그 정도라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제는 거기서 더 나아가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부록 「저자와의 대화」, 57쪽) 
어찌 보면 3부작이 ‘뒤러’로 시작해서 ‘뒤러’로 끝나는 것은 딱 맞는 귀결이다. 뒤러는 서양 고전문화의 중심 이탈리아에서 멀리 떨어진 주변 독일 출신의 화가이기 때문이다. 뒤러는 자기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중심에 들어가겠다는 자의식으로 불타오르는 인물이었다. 그가 베네치아 여행 중에 그린 《장미 화관의 축제》(1506)를 보면, 독일에서 유래한 묵주기도라는 주제라든지, 당시 독일 땅의 황제나 가신들 얼굴을 곳곳에 집어넣는 등 독일성이 한껏 드러난다. 그러나 그런 주제의 그림을 베네치아적인 화려한 원색으로 그려낸 점은, 베네치아 그림보다 더 베네치아적인 그림으로 본때를 보여주리라는 강박을 반영한다. 책에서는 독일 유대계 출신으로 2차 대전 때 미국으로 망명한 미술사학자 파노프스키가 뒤러를 연구의 본령으로 삼은 데에도, ‘중심에 필적한 주변’ 뒤러를 자신의 페르소나처럼 여긴 것이 작용했으리라고 본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한국어로 하는 학자들은 자신의 연구대상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있을까? 하나는 뒤러식 접근, 즉 “서양 언어로 쓰이는 논저들에 필적하는 수준을 지향”하며 “최선을 다해서 한국어로 양질의 연구 저술을 써나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비전공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소개하고 가르친다는 자세로 저술이 임하는 것”이다. 저자가 앞에 썼던 두 권의 책, 지금의 『파노프스키와 뒤러―해석이란 무엇인가』와 『루터와 미켈란젤로―종교개혁과 가톨릭개혁』은 첫 번째 방식을 염두에 둔 것들이다. 

이후 자신의 미술사 쓰기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 가장 나중에 쓴 『뒤러와 미켈란젤로―주변과 중심』에서는 앞의 두 방식이 아닌 제3의 방식을 시도했다. 중심인 체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인 채로 쓰는 것이다. 저자는 서구 학자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하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것을 써보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뒤러와 미켈란젤로를 주변과 중심에 배치하는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그는 다시 한계에 부딪친다. “그런데 서양 학자들은 물어보지 않는 질문이라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별로 대단치 않은 아마추어적인 질문일 수도 있죠. 예를 들면, 제가 뒤러와 미켈란젤로를 주변과 중심의 시각에서 본 것도 서양에서는 너무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이야기죠.”(부록 「저자와의 대화」, 57쪽) 
3부작을 마무리한 시점에 새롭게 찾은 길은 교류사다. 그는 “서양 학자들은 동양을 몰라서, 동양 전공하는 사람들은 서양을 몰라서 못하는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 몇 해 전부터 그리스도교 미술의 동아시아 전파, 미술에서 일어난 혼혈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르투갈어를 새로 배웠고, 오래전에 익힌 일본어를 다시 들춰보았다. 이 공부가 또 어떤 길로 접어들지 알 수는 없지만, 신준형의 공부는 한국에서 서양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기 연구에서 종종 소외되는 ‘나’, 즉 연구 주체를 되살려낸 점에서 그렇다. 
자기 문제의식. 그것은 자기 한계이기도 하지만, 모든 출발은 거기에서 이루어진다. 학문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거창하다면 거짓말일 확률이 높다. 훌륭한 학자들은 일생 자기를 떠나지 않는 문제의식 하나를 붙들고 씨름한다. 자기 한계를 확인하고 자기를 부정하는 공부는 매번 고통스러운 도전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흔히 볼 수 없다. 수상한 인문학 열풍이 부는 지금,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가 우리에게 귀한 이유다. 




신준형의 르네상스 미술사 세트

저자
신준형 지음
출판사
사회평론 | 2014-04-10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눈요기와 뒷이야기의 르네상스가 아닌 생각과 글로 읽는 개념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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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학술원(이하 학술원)에서 매년 선정하는 우수학술도서에 올해 사회평론의 책 가운데 2권이 선정되었습니다.^^V 마이크 파커 피어슨이 쓰고 경북대학교 이희준 교수가 옮긴 <죽음의 고고학>(고고학 분야)과 서울대학교 이주형 교수가 책임편집을 맡고 총 8명의 연구자들이 공동집필한 <동아시아 구법승과 인도의 불교 유적>(미술사 분야)이 바로 그 2권입니다.

우수학술도서란?

학술원(http://www.nas.go.kr)은 우리나라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분야의 학자들과 학문 연구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자 1954년에 만들어진 유서 깊은 단체입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 15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연구지원, 국제학술교류, 학술정책생산 등의 주요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매년 우수학술도서를 선정하는 것도 주요사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수학술도서는 말 그대로 그 해에 출간된 기초학문 분야의 우수한 학술서를 선정하고 각 대학이나 연구소에 보급하는 사업입니다. 즉 역사가 60년을 향해 가는 권위 있는 국립학술단체가 해당 학술서적의 내용을 중심으로 선정하는 셈이죠. 그러다 보니 책을 저술, 번역, 출판하는 데 있어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어야겠다고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정 여부가 어느 정도는 필자나 역자, 출판사 모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

아래 올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죽은 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죽음의 고고학>

죽음의 고고학 | 원제 The Archaeology of Death and Burial | 마이크 파커 피어슨 지음 | 이희준 옮김 | 424쪽 | 2009-10-22 | 값 25,000원


미드 'CSI'를 보면 범죄의 단서를 찾기 위해 시체를 부검하는 장면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리고 늘 결정적인 단서는 시체에서 나오게 마련이죠.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시체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런 장면은 드라마적 허구만 조금 걷어낸다면 거의 대부분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책 <죽음의 고고학> 역시 '죽은 이'로부터 시작하는 고고학 이야기입니다.

오래된 무덤이 한 기 발견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화장(火葬)된 사체가 2구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뼈, 머리카락, 피부조직 등이 잔존물과 몇 가지 무기류와 옷가지가 나왔죠. 고고학자들은 이제 이 몇 가지 단서들을 가지고 그 사체의 주인공들이 살았던 당시의 사람들이 알았던 사실보다 훨씬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내기 시작합니다. 발견된 뼈와 조직은 그들이 몇 살까지 살았으며, 남성인지 여성인지, 어떤 음식을 먹고 살았으며, 어떤 병에 걸려 있었는지, 그들의 계급이 무엇이었으며 어떤 식으로 사망에 이르렀는지 알려줍니다. 몇 가지 부장품을 통해 그들의 의식주 문화를 추적하고 축제 때는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등을 알아내지요. 분석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 몇 가지 단서들에서 시작해 고고학자들은 죽은 이들이 살았던 당시의 정치 및 사회체제, 경제와 전쟁, 자연재해와 돌림병, 종교와 세계관까지 알아내기에 이릅니다.

이 책은 죽은 이를 통한 고고학 연구의 이론과 방법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학술서가 갖추어야 할 학술적 엄밀함을 유지하는 것과 동시에, 그 내용이 말해주듯 책의 전개는 한 편의 추리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고고학을 잘 생기고 예쁜 도굴꾼들의 이야기(영화 '인디아나 존스'나 '미이라'에 나오듯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 혹은 허허벌판에서 깨진 돌조각을 맞추고 있는 심심한 학문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고고학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보실 수 있는 책입니다.

지은이  마이크 파커 피어슨 | 영국 셰필드대학 고고선사학과 교수

장송의례고고학, 문화유산 관리, 사회인류학, 야외 고고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영국, 덴마크, 독일, 그리스 등에서 많은 고고학 발굴에 참여했고 지금은 마다가스카르와 스톤헨지 세계문화유산의 현장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Bronze Age Britain, Architecture and Order: Approaches to Social Space, Earthly Remains: The History and Science of Preserved Bodies(공저) 등이 있다.

옮긴이  이희준 | 경북대학교 고고인류학과 교수

고고학 이론 및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한국 고대국가 형성과정을 고고학으로 해명하는 작업과 신라를 고고학으로 연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신라고고학연구>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인류의 선사문화>, <현대 고고학의 이해>, <현대 고고학 강의>, <Discovery!>가 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최첨단을 걷고 있는 인문학 분야의 연구 <동아시아 구법승과...> 

동아시아 구법승과 인도의 불교 유적 - 인도로 떠난 순례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 이주형 책임편집 | 양장본 | 585쪽 | 2009-02-28 | 값 40,000원

한국이 1위인 분야가 은근히 많다는 점에 놀랄 때가 있습니다.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세계적인 저널에 우리 학자들의 논문이 게재되는 일이 심심치 않죠. 가장 높은 빌딩을 짓고, 가장 많은 배를 만들고, 가장 빠른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도 한국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1위 혹은 첨단을 걷고 있는 분야는 자연과학이나 공학 등에만 있지 인문학 분야에서는 찾기가 힘듭니다. 여전히 인문학에서는 외국의 유명한 학자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어떤 책이 나왔는지에 대해 빠르게 들여다보고 번역하고 그들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아직도 발 빠른 수입업자가 먹힌다는 얘기겠지요. 하지만 이 책은 다릅니다. 우리가 1등인 책이기 때문입니다.

3세기부터 11세기에 걸쳐 성지를 순례하고 불경의 원전을 찾아서 인도로 떠난 일군의 중국, 한국, 일본 승려들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서유기>의 실제 주인공인 현장법사도 있었고 <왕오천축국전>으로 유명한 신라 스님 혜초도 포함되지요. 이들 동아시아 승려들을 구법승이라 부르는 바, 이 책은 이들 구법승의 행로를 복원하고 주요 유적지를 직접 답사해 불교 유적을 실제로 조사, 정리한 책입니다.
 
불교와 불교미술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자들이 학제적인 연구팀을 만들고 총 3년에 걸친 연구를 시작합니다. 600여 권이 넘는 기초 문헌들을 정리하고 10여 명에 이르는 조사팀이 평균 한 달의 일정을 소화하는 인도 현지답사를 3번이나 떠났습니다. 이들은 돌아와 다시 자료를 정리하고 집필을 시작해 이 책을 쓰게 됩니다.

앞에 하던 이야기를 다시 이어볼까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 연구성과 등은 실제로 전 세계에서 우리가 가장 첨단에 있는 분야입니다. 인문학 분야에서 이런 일은 쉽지 않죠. 책의 공저자 중 한 명이자 책임편집을 맡은 이주형 교수는 간다라 미술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며 다른 공저자들 역시 불교사, 불교사상사, 불교미술사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최신의 연구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들 드림팀이 탄생시킨 이 책은 그래서 이 분야의 첨단입니다.

우리의 인식 속에서 한국의 인문학은 여전히 수입상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심지어 인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흔한 생각이지요. 그래서 연구의 목표도 수준도 결과도 계속 남들을 따라가는 정도에만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묵묵히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에 도전해 그만큼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인문학이 있으며 그런 인문학을 담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의 출판사들이 한국의 인문학 출판사로 책의 번역 판권을 구매하겠다고 찾아오는 날도 머지않아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임편집  이주형(李柱亨) |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미국 버클리대학 미술사학과에서 인도미술과 불교미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버클리대학 누마타불교학 초빙교수를 지냈고, 미술사와 시각문화학회 회장, 한국중앙아시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글 | 학술팀 다돌 & 명륜동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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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거북이 2010.06.10 13:53 신고 / Delete / Reply

    그렇구나....!

  2. 권대협 만세 윤은혜 만세 2010.06.16 18:44 신고 / Delete / Reply

    아.. 다돌님의 말투가 문투에도 고스란히...생생히 들리네요ㅋㅋ 다소 어려워보이는 책 내용도 재미있게 소개해주시고...역시...언제나 존경합니다...명륜동 전지현님...시체란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군요...감사합니다..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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