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관심을 쏟고 있는 동안 그만 상반기가 끝나버렸네요.
그 바람에 미처 올 상반기 사회평론에서 펴낸 책들을 살펴볼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요,
다소 뒤늦었지만 올 상반기 독자님들께 선보인 사회평론의 책들을 아래에 간략히 소개 드립니다.

영어학습서와 학회지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차림상이 비교적 단촐합니다.
그렇지만 책 한 권 한 권이 담고 있는 내용의 깊이와 무게는 일당백이라고 자부합니다.
실제 대부분 책들이 분량도 만만찮고 가격도 좀 쎄죠? ^^;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지음 | 2010-01-29 | 476쪽 | 22,000원
감히 주장하건대 올 상반기 최대의 문제적 도서. 저자가 7년간 직접 보고 겪은 삼성의 추악한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이 책은 '삼성공화국'에서는 결코 화제가 되어선 안 되는 불온도서였다. 당연히(?) 주류언론들로부터 보도는 물론 광고조차 거부당했다. 그럼에도 이미 15만 명에 가까운 독자들이 이 책을 구매함으로써 '진실'의 행렬에 동참했다. 

브루스 트리거의 고고학사 | 브루스 트리거 지음 | 성춘택 옮김 | 2010-02-26 | 632쪽 | 30,000원
고고학사를 하나의 독립된 고고학 분과로 발전시킨 고고학사 연구의 백미. '과거'를 연구하는 학문인 고고학이 '현재'의 사회, 문화 및 지성과 어떤 연관을 맺고 변화, 발전해왔는지를 '존재론적 유물론과 인식론적 실재론의 시각'에서 정리했다. 1989년 초판을 새롭게 고쳐 쓴 2006년 개정판을 성춘택 경희대 사학과 교수가 번역했다. 

미디어저작권과 퍼블리시티권(形象權) | 유일상 지음 | 2010-03-05 | 575쪽 | 30,000원
'방북사건'의 주인공 임수경씨의 결혼식 장면을 호화 웨딩드레스가 유행한다는 TV뉴스 보도의 자료화면으로 방영했다면 이에 대한 초상권 침해 여부는? 저작권법, 특히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저작권과 사생활권의 중간 영역에 놓인 퍼블리스티권(형상권)에 대해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실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문제의 정답은 책 속에!

글로벌 시대의 다문화교육 | 원진숙 외 지음 | 2010-03-22 | 294쪽 | 18,000원
국내 체류 외국인 100만 명, 다문화가정의 초중고생만도 약 2만5천 명에 이르고 있는 현재, 백의민족의 순혈주의는 더이상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 서울교육대 다문화교육연구원의 전공 교수 7명이 전국의 교육현장에서 '다문화 교육론'을 가르칠 때 기본 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집필한 책이다. 다문화라는 아직은 낯선,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세상으로 인도하는 하나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안전보장의 국제정치학 | 이수형 외 지음 | 함태영 박영준 엮음 | 2010-04-15 | 588쪽 | 30,000원
분단상황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전세계 그 어느 곳보다도 안전보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한반도. 그럼에도 한때 이데올로기의 덧칠 없이는 '안전보장'을 논하기 어렵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면 민주화시대 안전보장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안전보장 연구의 기초적 이론서라 할 수 있다.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 13 - 결합하라! 렐러나운의 관계대명사 문장 | 장영준 글 | 어필프로젝트 그림 | 2010-04-16 | 174쪽 | 9,800원
2006년 2월 첫 권을 출시한 이래 182주 동안 어린이 영어 부문 연속 1위를 차지한 베스트셀러 시리즈의 13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복잡한 영문법 원리를 만화로 풀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7월말 14권이 나올 예정이며, 100만부 돌파를 곧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권장도서이자 (사)사단법인 영어교육평가연구회 추천도서.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수직 통합의 경제학 | 안현효 외 지음 | 2010-04-29 | 340쪽 | 30,000원
지난 10년 간 진행된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그것을 토대로 전력산업의 합리적인 수직 통합을 제시한다. '민영화는 나쁜 것이고 공공성은 좋은 것'이라는 단순한 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사례에 대한 연구와 경제적/법적/정치적/사회적/안보적/환경적 관점에서 바라본 입체적인 접근을 통해 그간의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밝혀낸다.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 김경욱 외 지음 | 2010-05-12 | 356쪽 | 15,000원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애플은 언제나 인문학(Liberal Arts)과 기술의 교차점에 있었다"며 기술 혁신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수의 인문학도들은 '어느 것도와 아무 것도 사이의 청춘'을 보내고 있다.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17명 선배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모았다.

청출어람의 한국미술 | 안휘준 지음 | 2010-06-23 | 392쪽 | 18,000원
중국미술의 많은 영향을 받았음에도 중국미술보다 더 뛰어나 '청출어람'의 경지에 오른 한국미술의 우수성과 독자성에 대한 이야기를, '청출어람' 경지에 오른 약 60여 점의 작품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그림과 글씨, 조선 후기의 청화백자조차 60여 점에 들지 못할 만큼 '청출어람' 작품의 선정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시민과 세계 17호 | 참여사회연구소 엮음 | 2010-07-01 | 465쪽 | 15,000원
참여연대의 부설연구기관인 참여사회연구소에서 참여민주사회를 위한 정책개발과 대안이론을 모색하는 글들을 엮어 펴내고 있다. 이번호 특집 주제는 '연대의 도전 그리고 활로'로 '친복지연대를 꿈꾸며' '노동 양극화와 연대의 위기' '시민운동과 연대의 과제' '분단 극복의 유일한 길 : 연대와 협력' 등의 글이 실렸다. 동시대 논점으로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삼성을 생각한다 2 - 그 이어지는 이야기 | 사회평론 편집부 엮음 | 2010-07-12 | 344쪽 | 7,800원
<삼성을 생각한다> 출간 이후의 풍경은 우리 사회의 문제와 희망을 동시에 보여줬다. 이 책은 <삼성을 생각한다>가 미처 그려내지 못한 그같은 현실을 자료와 기록을 통해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을 생각한다>와 <삼성을 생각한다 2>는 두 권으로 나눠진 한 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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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수직 통합의 경제학 | 강남훈 김영수 김인재 송유나 송태수 안현효 지음 | 340쪽 | 값 15000원
우리 사회에서 강하게 부는 민영화의 바람. 전력산업 역시 민영화의 바람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 결과 2002년 한국전력에서 발전회사를 분할, 매각하고 전력산업을 민영화를 하자는 정부 측 주장에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30일 넘는 장기파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민영화에 반대하는 것은 '철밥통을 사수하려는 공기업 노조 이기주의'라고 평가하던 당시의 민영화 찬성 주장은 10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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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들.

20대 "아... 들어가고 싶다..."
30대 "아... 옮기고 싶다..."
40대 "아... 그 친구가 부럽다..."
50대 "아... 우리 애가 갈 수 있을까..."
60대 "아... 손주들이라도 혹시..."

공기업을 바라보는 가장 현실적인 시선은 '신의 직장'이라는 것이겠죠. 하지만 너무도 따사로운 시선이기에 순식간에 비판의 목소리로 바뀌는 것도 일반적입니다. '철밥통이다' '비효율적이고 방만하게 유지된다' '세금을 잡아먹는다'. 특히 IMF 이후에 이런 시선들은 더욱 심해졌죠.

민영화의 바람이 불다

그리고 이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민영화이지요. 공기업을 민간에 팔아 경쟁논리에 따른 경영을 하게 되면 효율적이 되고 세금을 축내지도 않을 것이라는 논리죠. 그런 논리에 따라 많은 공기업들이 민간기업이 되었습니다.

한국전력도 대표적인 거대 공기업이죠. 그리고 한국전력도 역시 민영화의 바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정부는 우선 한국전력을 작은 규모의 회사로 분할하고, 민간에 매각해서, 경쟁하는 체제로 바꾸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전력을 분할, 매각, 민영화하게 되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노동조합과 민영화 반대 여론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결국 2002년 1달 넘게 발전노조가 반대 파업을 펼쳤고 '철밥통을 지키려는 노조 이기주의'로 매도 당했죠. 어쨌건 파업의 결과 한국전력의 발전파트를 5개의 화력발전회사, 1개의 수력/원자력발전회사로 분할하는 것까지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민영화가 되려면 갈 길이 먼 지금, 민영화를 주장했던 사람들이 다시 발전회사들의 통합경영을 조심스럽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영화만이 살 길이라고, 분할해서 민간에 팔아야 한다고, 민영화는 애국이요 반대는 매국이라 목놓아 외쳤던 사람들이 왜 그렇게 변한 것일까요?

민영화는 하지도 못했는데 벌써 삐걱거리는 전력산업

2007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62%를 담당하는 화력발전은 발전비용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합니다. 즉 연료비를 얼마나 싸게 구매하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죠. 그런데 발전회사들이 분할되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전에 한국전력 본사에서 연료를 일괄적으로 살 때는 물량이 대량이다 보니, 연료를 판매하는 쪽에서 비용을 좀 깍아주더라도(한국전력 DC?) 물건을 넣고자 노력했죠. 안정적인 대규모 수입처는 매력적인 거래처이니까요.

그런데 이제는 각각 분할된 발전회사들이 스스로 연료를 사러다녀야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작아진 발전회사들은 연료 구매량이 작아졌기도 했거니와, 바로 옆에 엄청난 에너지 소비국 중국이라는 매력적인 시장이 생기는 바람에 연료 판매상들에게 매력이 떨어진 것이죠. 하지만 발전회사들은 여전히 발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니 연료값을 비싸게 불러도 울며 겨자먹기로 사야만 했고... 쉽게 말해 아쉬운 사람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놀랍게도 분할이 되기 전보다 매년 5000억 원에서 최대 8000억 원까지 연료 구매비용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분할해서 경쟁하면 싸고 좋은 전기를 쓸 수 있다더니 앉은 자리에서 매년 수천억 원의 돈을 해먹고 있는 셈이죠. 물론 그 돈은 전기를 사용하는 우리가 내고 있습니다.

Obama Administration Authorizes EPA To Tighten Regulation Of Emissions

이 책은 이렇게 그동안 진행된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어떤 식의 문제점을 가져 왔는가에 대해 분석을 하고 그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적 처방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우리와 유사하게 전력산업을 바꾸었던 영국을 비롯한 해외 사례를 분석하고(민영화를 추진했던 영국의 전력산업은 그렇지 않았던 프랑스와 독일의 전력회사들에게 많이 먹혔다고 하네요), 우리의 구조개편안에 따른 정책들의 문제점, 부작용을 분석해줍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시 통합하는 것을 제안하지요.

전문연구자들의 실증적인 분석과 현실적인 정책대안 - 전력산업의 수직 통합

이렇게 전력산업을 다시 합리적인 수직 체제로 통합하게 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의 이점을 누릴 수 있겠지만 효과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에너지 안보라는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수직 통합은 중요합니다. 당장에 대체 에너지를 찾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면 어쨌건 당분간은 우리에게 없는 해외의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해외 에너지원을 개발하려면 단일한 전략에서 큰 규모의 자본이 필수적이니 당연히 통합하는 것이 필수적이겠죠.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 역시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니 가능하면 큰 자본을 모을 수 있고 장기적인 연구를 밀어붙일 수 있는 통합된 사업체가 필요합니다.

글을 쓴 6명의 연구자들이 경제학적, 정치학적, 사회학적, 법학적, 환경적 차원에서 전력산업의 문제를 연구한 내용을 정리해서 묶은 이 책은 그래서 매우 전문적인 책입니다. 전력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정책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문연구서이죠. 하지만 그 아이디어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매우 단순합니다. 맹목적인 민영화 담론이 불러올 한국 사회의 위기는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현실로 벌어지고 있으며 그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발언이 아니라 실증적인 연구에 입각한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점이죠.  혹 주변에 전력산업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이 계시다면 추천해주셔도 좋을 듯싶습니다.

조만간 KDI에서 이와 유사한 주제의 연구보고서가 출간된다고 하네요. 국책연구기관인 KDI에서 어떤 식의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글 | 학술팀 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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