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4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고용 동향을 살펴보면, 한국 총 실업률은 3.5%이지만, 청년 실업률은 그 2배 이상인 8.3%에 달한다. 88만원 세대, 낙바생(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어렵게 취업하는 졸업예정자),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등의 신조어에서도 이러한 청년층의 취업한파가 그대로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청년층 중에서도 취업 한파를 더욱 심하게 느끼는 계층이 있다. 바로 “순수 인문”을 전공한 학생들이다.
 

취업 포털 사이트 '잡 코리아'에 올라온 4년제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모집 공고들

취업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모집공고들을 보면, ‘상경계열 전공자’를 뽑는다는 글은 있어도 ‘인문계열 전공자’를 뽑는다는 글은 거의 볼 수 없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인문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역사학 분야를 예로 들어보자. 박사과정 졸업 후 취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길은 물론 교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교수직이 충분히 많지 않으므로 결국 일부는 다른 직종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기 전문 분야를 살리면서 취직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공학 분야 같은 경우 굳이 대학이 아니라도 연구소나 일반 기업에 들어가서 자신의 전공을 살리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인문학 전공자들은 40대 중반이 되도록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느라 고생하며 모멸을 감내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시장에서 ‘인문대생’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다른 전공자들에 비해서 훨씬 더 낮다. 그러나 정말 '인문학’ 전공이 취업에 불리하기만 할까? 대기업 임원, 방송국 PD, 금융권 임원들 중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인문학’을 전공한 것, ‘인문대’를 졸업한 것이 실무에 더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현 코오롱 신사업기획팀의 이수영 상무에게 ‘인문대생의 강점’에 대해 물었다.

Q: 인문대생이 회사에서 가지는 강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인문대생이 가지는 강점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요.
'인문'이라는 게 인간에 대해서 공부하는 거잖아요. 저도 그런 의미에서 책을 많이 읽고 세미나를 하고 그랬던 것 같구요.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사고의 깊이와 폭, 이런 것들이 인문대를 다녀서 더 많이 훈련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Problem Solving이라고 하죠? 매일매일 해결해야 하는 어떤 문제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회사는 매일매일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때 정확하게 큰 그림으로 보고 그다음에 깊이 있게, 정확하게 근본적인 핵심 이슈에 대해서 빨리 파악해서 해결하는 능력이 굉장히 많이 요구되죠. 그런 사고 능력,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문학이 아주 많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더 그런 것 같아요. CEO들에게 "어떤 책을 읽느냐"고 물으면 경영학 책을 읽는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고 역사책, 철학책, 소설책 이런 것들을 읽는다고 하죠.
 
Q: 딱 원하는 인문학 전공자의 상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A: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사람이에요.

경영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리더십하고 창조적 사고 능력이에요. 왜냐하면 나 혼자는 일을 못하거든요. 여러 사람들이 같이 해야만 되는 것이고, 나 혼자 하면 천년만년이 돼도 못합니다. 조직, 즉 여러 사람이 같이 일하는 조직에서 여러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끌어주는 능력, 그게 리더십입니다.
 
매일매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이것은 이런 규정이 있어서 안 됩니다"라고 얘기를 하면 그건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겠죠.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이렇게 보면 이렇게 해결할 수 있잖아요"라고 이야기를 해줘야죠.
 
그게 바로 창의성입니다. 회사에서 원하는 인간상은 리더십하고 창의성인데 그게 있어야 문제가 해결되고, 문제가 해결이 되면 사업이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이것은 안 돼"라고 하는 것이 '되도록' 만드는 게 사업이라는 거죠.
 
리더십과 창의성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사람에 대해서 더 많이 안다는 것을 뜻합니다. 나 혼자 일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일하게끔 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나갈 수 있는 인문학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 와서 그런 부분들을 잘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회사에서 가장 원하는 사람이죠.


즉 기술적 능력만이 아니라 인문학적 능력도 충분히 회사에서 쓰임새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문학적 능력은 토익점수나 자격증같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문학적 능력은 어떻게 길러질까?

인문대 출신(불어불문학 전공)으로서 금융계에 진출, 외환은행 부행장과 해외사업본부장까지 지낸 노찬 이수화학㈜ 상임고문은 사회 진출을 생각하는 인문대생들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우선 대학시절에는 전공에 충실해야 한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전공에 올인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에 나가서 쓸모가 있을지 없을지를 미리 속단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인생은 지금 20대의 여러분이 상상하는 대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공에 충실하지 않은 인문대생은 그 가치가 떨어진다
 
어느 회사에서 독일 현지법인에 파견할 직원을 뽑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독문과 출신의 직원이 응모를 했는데 "독일어 시 하나를 암송해보시오"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런데 그 직원은 단 한 편의 시도 암송하지 못했다. 이 대목에서 여러분이라면 어떤 인상을 받았겠는가? 연이어 물어보니 단지 독문과를 졸업했을 뿐이지 독일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독일의 문화를 잘 이해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무늬만 독문과 출신이었다. 그렇다면 굳이 독문과 출신을 보낼 필요 없이 경영대 출신 중에서 독일어를 조금 할 수 있는 직원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둘째, 외국어 서적을 최소 1만 페이지는 읽어야 한다. 

 1만 페이지라고 하면 언뜻 그 분량이 잘 와 닿지 않을지 모르나, 300페이지짜리 책 33권으로 대학 4년 동안 1년에 8권 정도 읽는 셈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문대 졸업생 중에는 1만 페이지는커녕 1,000페이지도 읽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이 상당수 있으며 심지어는 500페이지도 채 읽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을 본 적도 있다. 이런 학생들은 인문대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인문대 출신이라는 장점을 포기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최소한의 권고량이다.
 
셋째, 목표를 정하고 일정한 금액의 돈을 모아보기를 권한다.

인문대생은 공부하는 분야의 특성상 돈, 경제, 경영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돈을 주제로 이야기하기를 썩 즐기지 않는다.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뭔가 통속적이고 저급한 주제로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인문대생도 경제, 경영과 가까워져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결국은 경제활동을 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문대생이 경제나 경영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돈을 모아보는 것이다.
 
물론 "나는 등록금도 내가 벌어서 학교도 간신히 다니는데 무슨 돈을 모아 보란 말이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당신 같은 경우야말로 돈을 모아보아야 한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의 부유하지 않은 환경에서 벗어나려면 돈과 정면승부를 해야 하며 대학시절의 경험은 그것이 실패의 경험이라고 하더라도 평생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실용만을 강조하고 있다. 대학조차도 취업률로 평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순수 인문’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인문대’만의 장점을 살려 취업을 준비한다면, 바늘구멍 같다는 취업문도 좁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글 제공 | 뉴스인북 조애리 기자 (joari80@gmail.com)
원문출처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Bookmark and Share
  1. yemundang 2010.08.04 16:01 신고 / Delete / Reply

    정말 좋은 말씀이네요. 대학생들이 새겨들어야할 것 같아요.
    저도 대학시절 독서를 소홀히 한 것을 후회하고 있죠.
    지금부터라도 한권씩 읽으려구요. 인문쪽 말이에요.
    그러면 불혹을 넘어설 때, 좀 괜찮은 아줌마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ㅎㅎ

    • 네,인문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지만 대학생 전체, 청년 모두를 위한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다양한 능력이 필요한데 그것들이 토익점수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인문학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는 근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예문당님은 심지어 논어를 읽으셨자나요?^^

      by 사평 at 2010.08.05 09:17 신고 / delete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사회평론에서 새 책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를 펴냈습니다. 인문대 출신 선배 17명이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와 글을 모았습니다. 편집자의 책 소개글을 올립니다.

'독문과 졸업생 → 행시 낙방생' 드라마 PD 표민수

독어독문학과에 입학한 한 학생이 있었다. 그는 책 읽고 사색하는 인문대 수업이 좋은 전형적인 인문대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문학에 큰 뜻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졸업하고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살아가야 할지 대학을 다니는 내내 고민한다. 결국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남들처럼 행정고시를 보겠다며 달려들지만 보기 좋게 낙방한다. 그 학생의 이름은 표민수.

독문과 졸업생 표민수는 그때 혹시라도 행시에 붙었다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시에 낙방한 것을 다행(?)이라고 여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사색하는 것, 특히 뭔가를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누가 봐도 인문대생이었던 그에게 고민과 방황 끝에 찾아낸 지금 하고 있는 드라마 PD 일이 천직 같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행시에 붙어 관료가 되었다면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고 있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긴 방황과 고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꿈을 찾았으며 그 꿈을 향해 가는 동안 행복해진, 독문과 졸업생 표민수 PD를 비롯한 17명의 인문대 선배들이 한 권의 책에 모였다.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아무것도 되지 못할 수도 있는, 앞길이 막막하기만 한 스무 살 인문대 후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인문대생 누구라도 걱정이 참 많다

많은 일들이 그렇지만 시작부터 책을 만들고자 뭉친 것은 아니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학생생활문화원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인문대 학생들을 위해 진로지도 강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리고 강연자로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사회에서 명사로 인정받는 선배들을 섭외했다. 그래도 서울대학교인데 진로에 무슨 고민이 있겠느냐고 되묻는 사람이 많겠지만, 취업대란의 한 가운데서 그 치열한 전투를 치러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서울대가 아니라 서울대 할아버지라도 정말... 쉽지 않다. 어쨌건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은 선뜻 나섰고 그 이야기들이 너무 주옥같아 그냥 흘려버리기에는 아까우니 책으로 묶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 선배들에게 다시 집필과 인터뷰를 의뢰하고, 강연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그만큼의 내공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인문대 선배들을 더 찾아 다녔다. 그렇게 17명의 선배들이 이 땅에서 인문학을 전공으로 삼고 있는 대학생들, 장차 대학에 들어가 인문학을 전공할 학생들, 나아가 취업이 전쟁 같아진 세상에 지쳐 기운이 빠져버린 모든 후배들을 위해 이야기와 글을 모았고 책이 나왔다.

인문이 첨단이 되는 세상

저자들은 솔직하게 인문학 전공이 당장에는 취업하기 힘들어 보일 수 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눈에 보이는 것이 또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경영학 전공자는 취업이 잘 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이를 테면 경영학 등)을 전공했다고 하더라도 지식이 발전해나가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대학에서 배운 것은 이미 사회에 나오는 순간 낡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대학에서 배운 스킬을 바로 써먹을 기회가 거의 없다는 얘기. 운이 좋아 대학에서 배운 것을 사회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곧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므로, 사실 스킬을 먼저 배웠다는 의미는 그다지 크지 않다.

하지만 인문학은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하는 방법을 배우는 메타 학문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환경에서 다른 기술적이고 기능적인 것을 배우는 전공에 비해 훨씬 유리한 점이 많다.

또한 사회 어느 영역에서건 점점 ‘기획’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지는데 이 기획이라는 영역에서 사람에 대해 관찰하고, 공부하고, 예측하는 훈련을 받은 인문학 전공자는 좋은 성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철학),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는지(문학),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역사)에 대한 공부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눈을 가지게 해주는 데 그렇게 얻어진 눈이 바로 기획인 것이다.

사회가 변해가면서 인문학이 첨단이 되는 시대가 되었고, 세상이 정해놓은 스펙, 남들 모두 쫓아가는 스펙이 아닌 인문이라는 스펙이 힘이 되는 시절이 된 것이다. 믿지 못하겠다고? 고개를 조금만 돌려보자.

스티브 잡스 曰,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그 점심을 내 모든 기술과 바꿀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바로 그 젊은 소크라테스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문학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아마도 기업을 경영하는 CEO와 오너들일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의 경영학, 행정학, 법학 과목 최고고위자과정에 등록하던 이 분들의 발걸음이 지금은 인문학 과정으로 몰린다. 어떤 곳은 입학경쟁률이 3: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편 입학해서도 대강 인맥이나 조금 쌓고, 기회 봐서 해외여행이나 가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전공생 버금가는 열공모드 그 자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조화일까?

‘일’이라는 것은 결국 ‘문제해결의 과정’이다. 그런데 그동안은 문제해결을 위해서 경영학 교과서 정도만 읽으면 큰 문제가 없었다. 경영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대로 세상을 분석하고, 역시 교과서에 적혀 있는 대로 해답을 제시하는 정도의 기술을 적당히 구사할 줄 알면 그럭저럭 문제가 풀렸던 것이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는 경영학 교과서대로 문제를 풀려고 하면 아예 문제가 무엇인지 발견조차 하지 못하고 끝난다. 도대체 왜 사람들이 아이폰에 열광하는지 경영학 교과서 어느 부분에서 해설해줄 수 있을까?


그래서 시선을 돌려보니 인문학이 거기에 있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을 이해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인 역사,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철학,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는가 보여주는 문학을 보면 답이 보이는 것이다. 위대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도 “경영학은 인문학이다, 경영학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사람을 통합하는 학문으로, 결국 사람에 대한 학문이다”라고 말했단다.(본문 p.338) 사장님들이 인문학에 쏠리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직원을 채용하는 사장님들은 인문학에 열광하는데, 정작 입사원서를 넣는 대학생, 특히 인문학 전공생들은 영 자신이 없다.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해야 하나?’ ‘토익을 어느 정도 올려놔야 하는 걸까?’ ‘인턴을 해야 하나?’ 하는 걱정에 정작 왜 내가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는지도 잊는다. 물론 눈앞의 전쟁 같은 현실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선배들은 그래서 따끔하게 충고한다.

자다가도 떡이 나오는, 선배에게 듣는 쓴소리

왜 꿈을 찾기도 전에 세상에 묻어가려고 하는지, 젊다면 도전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벌써 안정된 것에 안주하려 하는지, 인문학이라는 세상이 원하는 공부를 하면서도 자신감을 잃고 다른 것들에 기웃거리는지, 왜 세상의 기준 그리고 남의 눈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하려 하는지 따끔하게 지적한다. 그리고 이렇게 따끔한 지적 뒤에는 필자 자신들의 학창시절의 고민, 방황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지금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한몫을 하고 있는 명사들이지만 그들도 지금의 스무 살 인문대생처럼 고민하고 방황한 이야기를 솔직히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지금의 삶에 자양분으로 녹아 있는지 차분하게 들려준다. 그래서 시대가 다르고 상황이 다르고 처지가 다르지만 ‘스무 살’과 ‘인문대생’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는 묘하게 공감을 일으킨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먼저 했던 사람들이며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성공했다는 평가보다는 행복하다는 평가가 어울릴 것 같은 선배들의 17가지 살아가는 이야기. 이 책은 앞으로 나의 삶을 그처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의 북돋움과 따뜻한 꾸중이 함께 들어 있는 한 통의 편지같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글 | 학술팀 다돌

필자 소개


이동진  1인 미디어 이동진닷컴 대표

전공은 종교학이고 영화전문기자, 영화평론가로 유명하죠. 7권의 책을 냈고, 영화평론을 네이버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주경철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양사학과 교수
경제학과 학부생이었지만 전공을 바꿔 서양사를 공부했습니다. 대학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며 글을 쓰죠. 인문학계의 파워라이터(Power Writer)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표민수  프리랜서 드라마 PD
독어독문학과 졸업생입니다. KBS에 들어가 <거짓말>, <바보 같은 사랑>을 연출했습니다. 프리랜서로 독립해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을 만들었고 지금도 드라마를 만들고 있습니다.

더보기


차례

더보기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 10점
이동진 외 지음/사회평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Bookmark and Share
  1. 뜨인돌 2010.06.03 11:42 신고 / Delete / Reply

    제목이 참 특이해요...ㅋ 뭔가 멋진 것도 같으믄서...ㅋ

    • ㅎㅎ, 저희의 제목짓기 전략을 간파하셨군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by 사평 at 2010.06.03 21:47 신고 / delete
  2. winnie 2010.07.11 03:50 신고 / Delete / Reply

    말이 좋아 인문의 스펙을 따라가라지...내용은 서울대 나오면 뭐든지 할수있다군요..
    고등학교 3년,대학4년동안 꿈도없이 갈팡질팡했던사람들....어문계전공으로 고시공부에 매달린 사람들...이런사람들이 어릴적부터 꿈을 가지고 그길을 따라가는 사람들보다 서울대 간판하나로 잘될수있다는 대한민국 교육의 병폐를 찬양한책같군요...
    닥치고 공부나해~! 서울대 나오면 다되는거야~! 라고 말하는 책...

  3. 개발팀 마릴린 먼로 2010.07.12 22:14 신고 / Delete / Reply

    이 책... 정말 재밌다는. 2번째 읽는데도. 다시 태어나면, 난 기필코 서울대에 갈테야요!!! 흠흠. (서울대가 뭐길래.)

  4. sky0402 2010.07.15 17:37 신고 / Delete / Reply

    서울대 출신들의 자화자찬 인문대 들어가서 학문발전에 매진하지못하고 딴곳에 기웃거리는 , 꿈도 필요없고 출세를 위해 서울대만 들어가면되는 비정상적 교육현실을 찬양하는책. 인문학을 공부하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진다~인문학을 공부했기때문에 성공했다~? ㅎㅎ 과연 그들이 서울대 간판아니였으면 그위치에 있었을까?

  5. 이야기캐는광부 2010.07.31 15:00 신고 / Delete / Reply

    제 진로를 정하는데 한줄기 빛이 될 수 있는 책이기를...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6. 행인 2010.08.27 17:41 신고 / Delete / Reply

    지나가다 쓰는거지만, 몇분들 시각이 지나치게 부정적이다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결국 본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겠죠. 책은 방법을 제시했을뿐입니다.

    물론 서울대생이 아닌 다른 대학 출신자가 이런 책을 썼다면 설득력이야 더 높았을 지 모르겠지만, 반대로 서울대생이 아니라면 구매자들이 관심조차 가졌을 지 의문이 듭니다. (타고난 운을 타고났다던지, 그런 허황된 말로 저자들의 말을 신용하지 않으려 하겠죠. 결국 누가 썼느냐보단, 어떤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7. 행인2 2010.10.10 03:56 신고 / Delete / Reply

    몇분이 지나치게 부정적인게 아니라 윗분이 지나치게 치우처져있는듯
    책의 기획조차 서울대 인문학부내요 그리고 책 내용읽어보셨는지?
    아무리 봐도 인문을 전공해서 사회에서 어떤도움을 받았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인문을 전공했기때문에 폭넓은 시야를 가질수있었다는 근거 논리 없는 주장뿐
    먼저 글남겨주신 분 말대로 한국사회의 병폐중의 하나를 찬양하는 책이 맞는듯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취업을 앞둔 청년, 대학생들에게 '삼성'은 어떤 존재일까요? <삼성을 생각한다>의 저자인 김용철 변호사가 청년, 대학생들을 직접 만나 '삼성'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일시는 4월 28일(수) 저녁 7시, 장소는 광주 전남대 법과대학 111강의실입니다. 전남대공익인권법센터와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에서 공동주최하고, 5·18기념재단에서 후원하는 강연회 자리입니다. 주최측에서 밝힌 행사 기획의도를 올립니다. 특히 청년, 대학생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는 출간된 지 채 두 달밖에 되지 않았으나 판매부수는 지난 달 말로 10만부를 넘어섰습니다. 신문에는 광고 한 줄 실리지 않았고 방송을 비롯한 주류언론에는 거의 언급조차 되지 못한 이 책이 이렇게 팔린 까닭은 여전히 이 땅에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삼성’이라는 기업이 이제는 우리 사회, 또는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삼성 재판을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p. 448

그렇다면 청년들이나 대학생들은 삼성을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요? 인터넷 취업포털에 따르면 이미지나 선호도 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기업이 바로 ‘삼성’이라고 합니다. 삼성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지요. 아마 나 또는 내 주위를 둘러봐도 그런 젊은이들을 많이 찾아볼 수가 있겠지요. 왜 그럴까요? 아마도 글로벌 기업인데다 능력위주 인재채용, 높은 보수, 그리고 좋은 기업이미지 때문이겠죠. 하지만 저자가 책에서도 밝혔듯 ‘삼성’은 그런 희망을 일거에 깨뜨리도록 만들었습니다. 오히려 저자 스스로 삼성 비리의 하수인이 되어 삼성 일가가 저지르는 온갖 불법·탈법 행위를 돕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을 얻은 고 박지연씨가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다 불과 23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이에 대한 삼성측의 반응은 ‘개인 질병 때문이며 삼성은 책임이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만약 노조라도 있었으면 원인을 어떻게든 밝혀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노조 경영 원칙으로 인해 노조가 없는 삼성에서 개별 근로자는 거대한 회사를 상대로 이렇게 혼자 외로운 투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시대 청년들에게 삼성이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 삼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해 이제 우리 모두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바로가기 ☞ 강연회 안내 페이지('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 전남대학교 법과대학
도움말 Daum 지도
Bookmark and Share
  1. 박상근 2010.04.21 00:36 신고 / Delete / Reply

    아 정말 가고싶은데, 저 날에는 시간이 되지 않네요 ㅠㅠ

  2. 사평 2010.04.21 11:03 신고 / Delete / Reply

    가고 싶다는 말씀만으로 정말 기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멀어서 혹은 시간이 안 되서 참가하지 못하신다는 말을 많이 듣네요. 조금 빨리 포스팅을 해서 알려드렸어야 했다는 후회가 듭니다. 강연회에 참석은 못 하시지만, 대신 뜻깊은 하루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3. 산구름 2010.04.21 16:37 신고 / Delete / Reply

    마침 <프레시안>에도 한 대학생이 쓴 '"삼성은 '대학생의 친구'인가 '욕망의 친구'인가?"란 글이 올라왔기에 링크 주소를 올립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420095324&section=03

    • 정말 좋은 기사를 링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학생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삼성이 친구인가, 욕망의 친구인가?라는 물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삼성을 바라보는 이중적 시선과 잣대는 생각보다, 훨씬 더 생활 속 깊은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by 사평 at 2010.04.22 00:07 신고 / delete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사회평론에서 열정과 능력을 갖춘 단행본 편집, 영업, 디자인 경력자를 찾습니다. 구체적인 모집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좋은 책,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분들께선 마구마구 신청해주시길 기대합니다.

모집 분야
- 단행본 편집: 인문, 교양, 비소설 분야. 1년 이상 경력자. 취재 및 글쓰기에 경험이 있거나 유능하신 분 우대
- 단행본 영업: 3년 이상 경력자
- 디자인: 3년 이상 경력자

제출 서류
- 이력서, 자기소개서

접수 방법
- 이메일 접수(leepeel@sapyoung.com)

전형 절차
- 1차 심사: 서류 전형
- 2차 심사: 1차 합격자에 한하여 개별 통지 후 면접

복지 및 근무 조건
- 주 5일 근무, 4대 보험, 연봉제, 연구년제, 문화비 및 체력단련비 지급

회사(근무지)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247-14 임오빌딩 3층

마감
- 2010년 4월 11일(일)까지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궁금하신 점은 메일로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 (주)사회평론
도움말 Daum 지도
Bookmark and Share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BLOG main image
사회평론 블로그
좋은 책,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트위터 계정은 @ebricks
분류 전체보기 (111)
성산동 114번지 (42)
미술샤방(다돌) (8)
考古閑談(명륜동 전지현) (6)
삼성을 생각한다 (34)
사회평론의 책들 (21)

검색

인생은 뜨겁게 - 10점
버트런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사회평론
삼성을 생각한다 - 10점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 10점
이동진 외 지음/사회평론
Top